사랑이란 무엇일까? 인간에게 평생의 숙제와도 같은 사랑, 그리고 인연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개신인의 생각을 들어봤다.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번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했으며, 편의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들은 가명을 사용했다. 영수(경영정보학과·23), 정숙(국제경영학과·23), 광수(경영학부·23), 영철(국제경영학과·23), 영호(국제경영학과·23) 학생의 솔직한 연애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지금 연애하고 계시나요?
♥영수 네, 한 300일 정도 됐습니다.
♡정숙 네, 얼마 전에 시작했어요.
♥광수 네, 하고 있어요. 오늘이 딱 222일이네요.
♡영철 전 솔로입니다.
♥영호 네, 연애하고 있습니다.
Q. 서로 썸 탈 때 밀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영수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밀당은 긴장감을 주거든요. 긴장감이 없으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요. 밀당의 긴장감은 썸탈 때만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정숙 아니요. 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헷갈리게 하면 오해가 생겨 오히려 사이가 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인연은 주로 어디서 만나나요?
♥영철 전여자친구는 소개팅으로 만났어요. 뭐, 만날 수 있는 곳은 다양하죠. 학과, 동아리, 팀플 등 많잖아요.
♡영호 정해진 건 없는 거 같아요. 길 걷다가도 만날 수 있는 게 인연 아닌가요.
Q. 썸의 평균 적정기간은 얼마라고 생각하세요?
♥정숙 주 2회 이상 만난다는 가정하에 2주에서 3주 사이가 적당해요.
♡영수 일단, 너무 길면 안 돼요. 알고 지낸 기간은 빼고 썸이 시작된 기간을 기준으로 한 달 이내가 적합한 거 같아요.
Q. 썸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광수 저는 제가 느끼기에 ‘이 정도면 거의 사귀는 거 아니야?’ 싶으면 썸의 시작이고, ‘얘랑 계속 다니는 게 맞나?’ 싶으면 끝이더라고요.
♡영철 둘만 자주 만나면 썸의 시작이고, 반대로 만나는 시간과 연락 빈도가 적어지면 끝이죠.
♥정숙 저는 자기 전 ‘잘 자’라는 인사의 여부가 썸의 시작과 끝이라고 생각해요.
Q. 썸 탈 때 가장 설렜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영수 한참 벚꽃이 필 때였는데, 썸녀가 무심천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산책 겸 가서 조금 걷다 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쌀쌀해져 서로 가까이 붙어있다가 손을 잡았어요. 엄청나게 설렌 순간입니다.
♡정숙 어느 날 그런 느낌이 오는 순간이 있었어요. 함께 있지 않았는데 상대가 나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때 많이 설렜어요.
♥광수 ‘보고 싶어’ 한마디에 많이 설렜어요. 썸 사이라서 조금 더 설레고 좋았던 거 같아요. 나에게 확신을 주는 느낌이었어요.
Q. 연애 상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영수 저는 성격입니다. 성격이 맞아야 대화가 잘 통하고 편해요. 그리고 개그 코드도 맞아야 해요. 제가 웃는 부분을 공감하고 같이 웃어 줄 사람이어야 합니다.
♡정숙 사회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학생이니까 학생을 만나면 좋겠죠? 제가 놓여있는 상황과 너무 다른 사람을 만나면 힘들더라고요.
Q. 연애를 통해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정숙 연인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뭐 외적으로나 학업적으로 말이죠.
♡영호 연애를 통해 새로운 상황에 놓인 제 자신을 알아갈 수 있었어요. 또한 상대가 배려해 주는 부분을 깊이 생각하며 고마움을 느끼게 됐고, 저 역시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어요.
♥영철 결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전여자친구를 만나면서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결혼에 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됐어요.
♡영수 서운한 순간이 있더라도 상대를 포용하려는 마음이 생겼어요. 예를 들어 다툼이 생겼을 때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역지사지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며, 보다 넓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배려심이 커졌어요.
Q. 대학생 시절 연애는 꼭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정숙 꼭 연애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연애 외에도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 다양하잖아요.
♡광수 연애하면 좋겠지만 필수는 아니죠. 다만 캠퍼스 커플(CC)이 될 경우, 시작부터 이별 이후까지 모든 과정이 자신의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생각해요.
♥영수 꼭 경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쯤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대학생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연애가 있다고 봐요. 20대 초반과 중반, 후반에 따라 연애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Q. 우리 학교에서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나 코스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영수 저녁 시간대에 방문하는 솔못을 추천해요. 시험 기간에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다가 나와서 솔못을 산책하면 분위기도 좋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영호 솔못도 좋고, 대운동장 산책도 좋아요. 우리 학교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서 어디를 걷든 좋아요. 그리고 저는 같이 듣는 교양수업도 좋은 데이트 코스라고 생각해요.
Q. 연애하다 보면 다툼을 피하기 어려울 텐데, 가장 크게 다투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영수 정말 별거 아닌 이유로 다퉜어요. 장난에서 시작해 서로 삐진 척하다가 자존심을 부리면서 싸움으로 이어졌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별거 아니었는데 말이죠.
♡영호 남사친, 여사친 문제로 크게 다툰 적이 있어요. 흔히 말하는 ‘밸런스 게임’처럼 서로가 생각하는 남사친, 여사친과의 적절한 거리와 허용 범위를 이야기하다가 갈등이 커졌어요.
Q. 연애를 하다 보면 찾아올 수 있는 권태기는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영수 상대에 대한 마음이 식을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권태기는 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을 떠올리고, 지금까지 함께해 온 시간의 감사함을 되새기려 해요.
♡영호 상대방이 내 곁에 없어도 정말 괜찮은지, 익숙함 속에서 소중함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연인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이제까지 경험한 이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별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수 저는 이번 연애가 처음이라 아직 이별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제 여사친의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당사자가 허락했고, 그는 우리 학교 사람은 아닙니다. 그의 남자친구는 신장이 좋지 않아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조금씩 돈을 빌려주다 보니 금액이 어느새 천만 원에 가까워졌고, 그의 돈뿐 아니라 부모님의 돈까지 보태게 됐다고 해요. 교제한 지 1년이 넘었을 무렵 돈을 갚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남자친구는 이를 미루며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의 직장 동료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그가 회사 장비와 제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때서야 지금까지 들었던 이야기들이 대부분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요. 그는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고소를 고민했지만, 장기적인 법적 분쟁에 대한 부담으로 결국 포기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나는 일인데,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당시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미안함이 마음에 남아 있어요.
♡광수 저도 아직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별 경험은 없어, 과거 강사로 일하던 시절 만났던 한 학생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평소 말썽이 잦던 학생이었지만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로는 마음을 다잡고 수업에도 성실히 참여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약 두 달 동안 수업에 나오지 않아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는 꺼져 있었고 별다른 소식도 들을 수 없었어요. 이후 같은 학교 친구를 통해 여자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제가 강사를 그만둘 때까지 그 학생의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지금도 안타까운 이별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Q. 이별 후 다시 만나는 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수 정말 어쩔 수 없는 안 좋은 이유로 헤어진 거면 다시 만나도 똑같은 이유로 헤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사소한 다툼으로 헤어진 거면 한두 번의 재회는 괜찮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국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광수 저는 재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헤어져 있던 시간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성장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끝으로 사랑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세요.
♥영수 사랑은 어려워요, 끝없이 어려운 게 사랑인 것 같아요.
♡광수 사랑은 상대를 위해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스스로 설정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호 사랑은 서로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이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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