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충북대를 다녀도 전공에 따라 학생들의 일상은 조금씩 다르다. 특히 인문계열 전공자와 이공계열 전공자의 차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전공의 차이로 서로에 대해 알 기회가 없는 구본묵(사학과·21), 윤준희(독일언어문화학과·25), 신승환(토목공학부·25), 김성규(정보통신공학부·25) 학생이 모여 서로에 대해 알아봤다.
Q. 자기 학과와 전공을 소개해 볼까요.
▶본묵 사학과는 한국사부터 동양사, 서양사, 지역사 등 다양한 범위의 역사를 폭넓게 탐구합니다. 그리고 서양사강독, 동양사강독 등을 통해서 각 지역사 연구에 필요한 원문 독해 능력을 길러 과거의 사건과 사실에 대해서 발굴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준희 독일언어문화학과는 독일어권의 언어와 문학 그리고 문화 전반을 폭넓게 탐구하는 학과입니다. 기초 독일어부터 고급 문장 해석, 회화, 글쓰기까지 체계적으로 언어 능력을 발전시키며, 독일의 주요 문학 작품을 깊이 있게 분석해 독일어권 사상과 문화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승환 토목공학부는 ‘Civil Engineering’이라는 시민의 공학을 뜻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기반시설을 연구합니다. 구조역학, 지반학, 측량학 등을 깊이 있게 학습해 도로, 다리, 댐 같은 사회기반시설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역량을 기릅니다.
▷성규 정보통신공학부는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기술 전반을 연구하는데, 현대 사회의 모든 디지털 서비스와 시스템의 기반을 다룹니다. 주로 전자공학, 통신학 등을 깊게 탐구해 정보화 시대에 꼭 필요한 통신체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Q. 전공 수업은 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과제는 어떤 유형인가요?
▶본묵 사학과는 주로 강의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과제로 보고서 작성이나 발표 과제를 내줍니다. 보고서와 발표 과제는 전공과 관련된 특정 주제에 관한 논문이나 사료를 분석해서 작성합니다.
▷준희 우리 학과는 보통 2인 1조로 독일어 대화문을 만들고 발표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발표 수업은 학습지의 예시 문장이나 연습문제 등을 A4에 손으로 옮겨 적으며 해석하는 과제를 내고, 문화 수업은 에세이 작성을 과제로 줍니다.
▶승환 토목공학부는 보통 이론 수업과 실험 수업을 병행합니다. 이론을 배우고 실험을 통해 그 이론이 유효한지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과제는 실험 결과 보고서나 예제 문제 풀이가 주로 주어집니다.
▷성규 우리도 토목공학부처럼 이론 수업과 실험 수업을 병행합니다. 주로 전자공학과 관련된 실험을 하며, 이론과 실제가 일치하는지 검증합니다. 과제는 대부분 실험 결과 보고서입니다.
Q. 과제나 시험공부를 할 때 AI(인공지능)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본묵 저는 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서 맞춤법 점검, 사실관계 확인, 교차 검증을 위해 AI를 사용합니다.
▷준희 저는 아직 독일어를 배운 지 얼마 안 돼 문법이나 단어가 어색한 부분이 많아 주로 문법을 물어봅니다. 또 과제 내용 보충을 위해 활용하기도 합니다.
▶승환 실험 후 복잡한 실험 결과를 정리하고 계산할 때 AI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과제 할 때 문제 풀이를 부탁하기도 합니다.
▷성규 저도 실험 결과를 정리할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실험할 때 전기회로를 구성해야 하는데, 전기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사진을 찍어서 AI에 보여주고 해결 방법을 묻기도 합니다. 실제로 AI가 회로의 문제점을 잘 해결해 줍니다.
Q. 본인 학과에 대해 주변에서 갖는 오해가 있나요?
▶본묵 역사는 정적이고 실용성이 낮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 전반과 밀접하고,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는 활용 폭이 넓은 학문입니다.
▷준희 어문 계열은 취업이 잘 안된다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 기업의 해외 담당 부서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승환 토목공학이라 하면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나르는 고된 일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직접 시공보다 설계 업무가 중심입니다.
▷성규 학과 이름에 ‘정보통신’이 있어 휴대전화 통신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통신사 해킹 이슈 때도 대응 방법을 저한테 많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내용을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신호처리와 통신 기술을 배웁니다.
Q. 서로에게 부러운 점이 있나요?
▶본묵·준희 이공계는 취업이 잘된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이공계는 수학 공식처럼 뭔가 구체적이고 정답이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걸 배워서 실용적인 것 같아요. 특히 우리 인문대생과 달리 기술을 배워 자격증을 딸 수 있잖아요. 그런 점이 부러워요.
▷승환·성규 학문적인 건 아는 게 없어 모르겠고, 우리 학교는 단대별로 주변 환경이 많이 다르잖아요. 이공계열 단대에 오시면 진짜 나무도 칙칙하고 꽃도 거의 없이 건물만 빼곡해 답답하고 기분도 어두워집니다. 반면 인문대와 사회대는 사방이 탁 트여 있고, 봄이 되면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게 부럽습니다.
Q. 이공계 학생으로서 인문계 학생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하세요.
▶승환 제 생각에 역사라는 학문은 이미 어느 정도 정립된 것 같은데, 사학과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나요?
▷본묵 역사적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기록과 자료에 대한 연구자의 해석이 필요해요. 사학과는 주로 이 해석 과정을 연구합니다. 자연과학에서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기존 이론을 수정하는 것처럼, 사학도 새로운 근거가 제시되면 역사의 해석을 수정합니다.
▶성규 이공계는 실험을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하는데, 역사학은 어떻게 결론을 도출하나요?
▷본묵 문헌, 기록, 유물 같은 근거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그 자료들이 보여주는 흐름과 맥락을 논리적으로 분석한 뒤 결론을 도출합니다. 연구자의 문제의식에 따라 같은 사실도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연구자와 논쟁하고 검증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정립합니다.
▶승환 어문 계열은 정답이 없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나요?
▷준희 어문 계열은 언어의 문법, 단어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과거의 기록과 문서를 검토해 문법의 역사와 법칙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합니다.
Q. 인문계 학생으로서 이공계 학생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하세요.
▶준희 이공계는 ‘남초과’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로 성비가 어떤가요?
▷성규 여전히 남자가 많지만, 예전처럼 30:1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아요. 요즘은 대략 7:1 정도의 성비입니다. 이공계열도 몸을 쓰는 학문이 아니고 머리를 쓰는 학문이니 앞으로 여학생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질 것 같아요.
▶본묵 영화나 드라마처럼 실제로 연구실에서 새벽까지 실험을 하나요?
▷승환 학부 수준에서는 연구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실험 수업도 대부분 1~2시간 정도로 끝나는 간단한 실험입니다. 다만, 학과 자습실에서 공부하다가 새벽 늦은 시간에 연구실에서 나오는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을 본 적은 있습니다.


손준혁 기자
sonjunhyeog123@chungbuk.ac.kr








손준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