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내 눈에만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 모두 보게 될 거야” 영케이의 〈꿈꾼〉 가사처럼, 오늘이 끝없이 막막하고 실패한 하루처럼 느껴져도 그 시간은 결국 빛으로 흘러내린다. 수능을 앞둔 지금, “낭만 없는 밤하늘에 나의 별들을 찍”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수험생들을 위해 과거 그 길을 걸어본 강소정(바이오시스템공학과·25), 현서연(식품영양학과·25), 김소연(토목공학부·25), 이도경(자율전공학부·25)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치열했던 수험생활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응원의 메시지를 통해,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시간을 견디는 힘이 미래의 개신인에게 닿길 바란다.

▲ 왼쪽부터 현서연(식품영양학과·25), 강소정(바이오시스템공학과·25), 김소연(토목공학부·25), 이도경(자율전공학부·25) 학생.
Q. 수험생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면이나 분위기, 그리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소정 도서실 비상계단에서 펑펑 울었던 일이 기억나네요. 갑자기 너무 서러워져서 목 놓아 울고 있었는데, 마침 위층 학원 선생님께서 우연히 지나가시다가 저를 위로해 주셨어요. 선생님께는 작은 행동일 수도 있지만, 저에겐 아주 큰 위로가 됐어요. 제 수험 시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름 새벽처럼 뜨겁게 타오르다가, 어느 순간 촛불이 꺼지며 차가워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친한 친구와 함께 도서실을 다니며 서로 의지하고 버티면서, 칼국수 먹방·라면 먹방·편의점 꿀조합을 만들어서 대결하기 등으로 작은 즐거움을 찾곤 했지요. 특히 외출 시간이 15분밖에 되지 않아 그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즐겁게 쉬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와 노력을 쏟아부었어요. 또 관리형 독서실을 다녔는데, 초록색 유니폼에 청바지를 입은 선생님들이 계속 순찰을 돌아다니셔서 ‘발디의 수학 교실’ 게임을 떠올리며 친구랑 집 가는 길에 크게 웃기도 했어요.
▷서연 저는 흔히들 말하는 ‘학종러’라서 다른 수험생만큼 수능을 열심히 준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수험생 시절보다 수능 이후가 기억에 남아요. 수능 이후에 학교와 집이 가까워 체험학습을 안 내고 학교에 갔어요. 나오는 학생이 얼마 없어 한 반에 다 모였는데, 거기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 매일 보드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과 도시락을 싸 와 운동장에서 피크닉도 즐겼어요.
▶도경 선생님 몰래 친구들이랑 한 귀여운 일탈들이 생각나요. 한 번은 자습 때 선생님들이 모두 회의에 들어가셔서 감독하는 선생님이 없던 적이 있었어요. 저흰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5명이 교실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꼭대기 층에 있는 댄스동아리 연습실에서 떡볶이랑 치킨을 몰래 시켜 먹었죠. 몰래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다 먹고 냄새 빼느라 창문을 다 열고 부채까지 가져와서 부채질을 열심히 했던 기억이 있네요.
Q. 수험생활 중에는 누구나 슬럼프나 지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그럴 때는 어떤 방식으로 극복했나요?
▶소정 저는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을 겪는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너무 긍정적인 콘텐츠보다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나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쉬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공부를 붙잡고 있으면 오히려 더 지치고 우울해져요. 그래서 전 하루 정도는 과감히 쉬었어요. 충분히 쉬고 나면 다음 날에는 확실히 집중력이 회복되고, 다시 공부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서연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많이 지쳤죠. 뻔한 답변일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부모님과 친구들이었어요. 부모님은 늘 제 옆에서 조용히 응원해 주셨어요. 억지로 조언하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주시거나 그냥 말없이 옆에 있어 주시는 게 큰 위로가 됐어요. 또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웃으며 생긴 “우리 다 비슷하게 힘들다”는 공감이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저는 슬럼프를 겪으며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버텨내는 방법을 배웠어요. 혼자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공부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건 무엇인가요?
▶소정 저희 반에는 정말 독특하고 따뜻한 응원 문화가 있었어요. 에이핑크 <NoNoNo>라는 노래 아시죠? 저희 반 친구가 힘들어 보이면 다 같이 달려가서 “강소정!! 슬퍼하지 마! 노노노! 혼자가 아냐! 노노노!”라고 그 노래에 맞춰서 불러줬어요. 그럴 때마다 울다가도 웃음이 나서 금방 기운을 차릴 수 있었죠. 반 친구들이 있어 수험생 시절을 버텼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사람 눈엔 하찮은 응원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겐 엄청난 힘을 줬어요. 그리고 수능 전날 우연히 교무실에 갔는데 친했던 교과 선생님들이 응원을 담은 손 편지를 주시더라고요. 그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시험 준비했어요. 그때 느낀 사람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마음이 지금까지도 제게 큰 힘이 돼요.
▷서연 저는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라면이나 삼각김밥 같은 간단한 야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은 이상하게 국물 닭발이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분명 엄마는 안 시켜 줄 것 같아서 엄마가 잘 때 아빠랑 몰래 시켜 먹었어요. 힘들게 웃음을 참으며 둘이 조용히 먹었는데, 결국 다음 날 엄마한테 들키고 말았죠. 그래도 다행히 혼나진 않았어요. 오히려 “둘이 재밌었겠네” 하시며 웃으셔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닭발 한입이 스트레스를 가장 완벽하게 풀어줬어요. 그 맛과 냄새가 아직도 기억나요. 닭발이 위로를 준다는 게 정말 웃기지만 그때는 위로가 됐어요.
▶도경 저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게 가장 큰 힘이 됐어요. 그래서 “이 문제까지 풀면 소설 몇 페이지 읽기!” 같은 규칙을 정했어요. 그렇게 하니 공부도 덜 지루하고, 목표를 향해 더 집중할 수 있었죠. 특히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소설을 읽다 보면 지금 제가 느끼는 힘든 감정이나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책 속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 수 있었어요. 덕분에 “얼른 소설을 더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공부 의욕도 훨씬 커졌습니다. 제게 정말 큰 위로로 다가와 준 책이 있는데, 바로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입니다. 다들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이 책 덕분에 수험 시절을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Q. 수험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서연 한로로의 <비틀비틀 짝짜꿍>이요. 가사가 “시험을 보고 그 너머로 나아갈 우리”에게 꼭 맞는 것 같아요. 듣다 보면 격려받는 기분이 들어 자연스레 힘이 나요.
▷소연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졸업>이요. 이 곡은 수험생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잘 담고 있어서 큰 위로가 돼요. 가사를 들으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공감이 생겨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도경 저는 조금 색다르게 ‘해리포터 그레이트홀 ASMR’ 영상을 추천해요. ‘해리포터 ASMR’을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영상인데, 그걸 들으면 마치 제가 호그와트 학생이 된 것처럼 공부에 몰입할 수 있어요. 공부가 덜 괴롭고 오히려 재밌게 느껴져요. 수능 시간표를 호그와트 과목으로 설정한 타이머 영상도 있는데, 그걸 틀어놓고 공부하면 진짜 마법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들어요.
Q.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 꼭 해봤으면 하는 경험이 있나요?
▶서연 저는 아르바이트를 강력히 추천해요. 사회생활을 체험하며 직접 번 돈으로 원하는 일을 해보는 거예요. 직접 번 돈으로 여행을 가거나 경제 공부와 함께 주식 같은 첫 투자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아요. 무엇을 하든 스무 살 초반에는 내가 번 돈을 펑펑 쓰는 경험 한 번쯤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언제 그렇게 걱정 없이 돈을 쓸 수 있겠어요? 마지막 기회입니다. 꼭 붙잡으세요.
▷소연 수험생 할인 혜택 다 누리길 바라요. 수험생활은 3년인데 할인 기간은 길어봤자 한 달 정도로 그렇게 길지 않아요. 놀이공원, 미용실, 영화관 등등 넘쳐나는 할인을 잘 알아보고 마음껏 야무지고 알차게 즐겨보세요.
▶도경 역시 여행이죠. 저는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모든 걸 끝내고 나간 해외에서 느끼는 해방감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수능 끝나고 입학하기 전까지가 인생에서 죄책감 없이 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것 같아요. 후회 없이 마음껏 놀고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Q. 우리 학교로 진학하고 싶은 수험생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소정 정시 지원을 꼭 적극적으로 해보세요. 막상 지원할 때는 불안하고 겁이 날 수 있지만, 포기하지 말고 “될 수도 있다”라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저도 가능성이 낮았지만,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해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정시는 단 한 번의 기회지만, 그 한 번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해보세요.
▷서연 에스더블유(SW) , 마일리지 프로그램 같은 학교 지원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두면 좋아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고, 학점이나 비교과 활동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 충북대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 학교 소식이나 모집 요강, 공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중요한 정보들이 거기에 다 있어요.
▶소연 우리 학교는 캠퍼스가 넓고 분위기가 따뜻해서 정말 공부하기 좋은 학교예요. 지역 학생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사람 간의 거리감도 없어요. 학교 주변에 맛집도 많고, 도서관과 휴식 공간이 잘 구성돼 있어서 공부와 휴식의 균형을 잘 잡을 수 있어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대학 생활을 상상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도경 우리 학교는 공부뿐 아니라 동아리나 비교과 활동도 다양해서 자신의 가능성을 넓힐 기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충북대’라는 이름이 주는 자부심이 커요. 여러분이 이곳에 들어오면 분명 자신이 성장하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 혹시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그 시간마저 나중엔 모두 의미 있는 과정으로 남을 겁니다. 꼭 우리 학교에서 만나길 바랍니다!
조여경 기자
yanaatyourside@chungbuk.ac.kr








조여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