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 부결
지난해 12월 3~4일 실시한 ‘글로컬사업(대학통합)계속추진 찬반투표’에서 우리 학교는 구성원 3주체(교원.직원.학생)가 모두 반대를 표명했다. 개표 결과 교원 55.77%(투표율 84.43%), 직원 52.84%(투표율 94.34%), 학생63.17% (투표율 68.49%)가 반대에 투표했다.
반면, 교통대는 교원 67.64%(투표율 94.79%), 직원 73.68%(투표율 93.70%), 학생 53.54%(투표율 76.48%)가 찬성에 투표했다.
고창섭 총장 사퇴
이후 학내에서는 “우리는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비전과 시너지가 없는 잘못된 통합안과 고창섭 총장의 비민주적 리더십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총장은 스스로 통합에 실패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던 ‘결자해지’를 실행해야 한다”라는 요구가 뿜어져 나왔다.
이에 고창섭 총장은 지난해 12월 11일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총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 메시지는 “상세한 말씀은 월요일(2025년 12월 15일)에 서한문으로 대신하겠습니다”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월요일 저녁 발송된 이메일 서한문에는 글로컬사업 지속 추진에 대한 호소와 함께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 세 주체가 총장 사직 시기와 절차에 대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달라는 조건을 달았다.

다음날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학교와 한국교통대 간 통합은 대학의 미래와 구성원의 권익에 중대한 사안임에도 고창섭 총장은 교수회와 학장단의 의견을 무시한 채 통합을 강행해 왔다”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고 총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대학 본부 부근에 설치했다. 12월 17일 충북대 학장협의회도 “대학의 리더십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신뢰 위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라며 “총장 거취 문제가 장기화될수록 대학 혼란은 심화되고, 거점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재정지원사업 유치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우려하며 “고창섭 총장이 공동체 리더로서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 한 약속을 이행해 즉각 사퇴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직원회도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명확한 이행계획과 책임 있는 조치가 제시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구성원 간 혼란과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총장 사직 시기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12월 22일 서한문을 통해 고 총장은 “저는 오늘 총장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중략) 즉각 사퇴의 절차를 밟지 않아 많은 구성원께서 실망과 분노를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있을 수 없으며 그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습니다”라며 글로컬대학30을 지켜야 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역량을 모아 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고 총장의 사직서는 지난 1월 12일 자로 수리됐으며, 차기 총장 선출 시까지 박유식(경영학부 교수) 교무처장이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또한 학교는 1월 21일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 총동문회 추천 인사를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으며, 이들의 활동 기간은 신임 총장이 임명되는 날까지다.
통합 논의 재추진
지난해 12월 4일 찬반투표 부결 이후 우리 학교와 교통대는 재협의를 위한 통합추진대표단을 구성해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했다. 교수회와 학장협의회, 직원회, 총학생회 대표가 포함된 통합추진대표단은 통합 재추진 경과와 주요 쟁점을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해 학내 구성원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그러다 지난 2월 6일 11차 연석회의에서 기존 합의서를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추진 찬반을 확인하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 2월 11일 우리 학교는 통합신청서 제출 최종 찬반 투표 설명회를 대학본부(N10) 3층 대강연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15시 30분부터 18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설명회는 양교 통합 관련 사항에 대해 조정호(기계공학부 교수) 기획처장 겸 글로컬대학 추진 단장이 설명하고 질의응답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정호 단장은 교통대와 우리 학교가 통합추진대표단을 꾸려 여러 차례 논의해 작성한 합의서를 중심으로 수정된 사항을 설명했는데, 수정된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 초대 통합 총장 선출 방식의 변화로 본래의 합의 사항은 양교의 교원.직원.학생 간 투표에 가중치를 주는 것이었으나, 최종 합의안에서는 투표 가중치를 없앴다. 또한 학생 정원 감축 시 재정 보전에 관한 내용도 삭제했다. 기존 합의에는 특정 캠퍼스에서 동일 비율 이상으로 학생 정원이 감축되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손실을 보전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수정된 합의서에는 양 캠퍼스의 2027학년도 입학 정원 유지를 원칙으로 하되 학생 정원 감축 사유 발생 시 양 캠퍼스의 2027학년도 입학 정원에서 동일한 비율로 감축한다는 내용만 남겼다.
질의응답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글로컬대학30사업이 총장 없이도 잘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조정호 단장은 “총장직무대행 체제에서도 잘 진행될 수 있으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잘 수행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통합추진대표단에 참여해 협상을 이끌었던 몇몇 교수들은 개별 발언을 통해 “협상안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학교의 미래를 위해 통합이 꼭 필요하다”라고 구성원들을 설득했다.
재 찬반투표에서 통합신청서 제출안 가결
통합신청서 제출 최종 찬반투표를 앞두고, 학내 곳곳에 통합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잇따라 내걸렸다. 정문과 학생회관, 소운동장 인근, 학내 도로변 등 주요 동선에는 ‘충북대.국립한국교통대 통합신청서 제출 최종 찬반투표’, ‘통합으로 위기를 기회로! 더 큰 캠퍼스! 더 강한 브랜드 충북대학교!’, ‘국가와 지역의 미래인재 양성! 통합 충북대학교를 총동문회가 함께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총동문회와 학장협의회 명의로 게시됐다.
설명회 다음날인 2월 12일 9시부터 13일 14시까지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재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교통대는 지난 12월의 찬반 투표 결과로 대신하기로 해 이날 투표는 우리 학교에서만 진행됐다. 투표 결과 교원 69.02%(투표율 88.82%), 직원 59.67%(투표율 93.22%), 학생 37.21%(투표율 59.82%)가 찬성했다. 결국 3주체 중 2주체의 찬성으로 통합신청서 제출이 가능해졌다.

지난 2월 19일 오후 교통대 충주캠퍼스 대학본부 국제회의장에서 우리 학교 박유식 총장 직무대리와 교통대 윤승조 총장은 ‘대학통합 합의서 서명식’을 갖고, 통합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대학통합 합의서에는 ▲통합대학 초대 총장 선거 신속 추진 ▲5극 3특 연계 사업 공동 추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 정책 상호 협력 대응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한 양 대학은 2027년 3월 통합대학 출범을 목표로 학칙 제정과 대학통합 이행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밝혔다. 나아가 교육부가 국립대학 통폐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3월 중 통합을 승인하면 통합대학 초대 총장 선거를 실시하고, 캠퍼스 총장 제도 법제화 추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지난 1월 21일 우리 학교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 22명을 위촉했다. 하지만 현재 교통대와 통합이 재추진되면서 이후 활동 방향을 고심 중이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최중국(의학과 교수) 위원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 차질 없이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총장 선출이 최대한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2023년부터 진행된 통합 투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대학 구성원 3주체 중 2주체(교원, 직원)가 찬성했다는 결과가 나왔을지라도,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기에 이들의 의견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학생들이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통합대학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권령민 기자
dinosaurmin@chungbuk.ac.kr








권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