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7월부터 우리 학교와 한국교통대는 정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을 위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정작 학내 구성원에게 ‘통합과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통합과 관련한 학내 구성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사업 관계자를 만나 물었다.
글로컬대학30 연차 평가 D등급, 무엇이 문제였나?
교육부는 글로컬 30 사업에 참여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매년 ‘글로컬대학30 연차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등급은 크게 5가지로 S, A, B, C, D로 구분한다. 평가 기준은 재정 집행 비율, 연구 실적 수치 등 정량 지표와 사업 계획 실행 적절성, 혁신성 등 정성지표를 사용한다. 좋은 등급을 받은 학교는 추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지만, C·D 등급을 받은 학교는 사업비가 감액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 6월, 우리 학교는 가장 낮은 등급인 D등급을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사업비 400억 원 중 30%인 120억 원이 삭감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6월 25일까지 실적보완계획서 제출을 요구했고, 우리 학교는 기한 내 제출한 상태다. 우리 학교 글로컬대학추진단 사업추진부 관계자에게 해당 사항을 물었다.
Q. 글로컬대학30 연차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고, 교육부의 요구로 실적보완계획서를 제출하셨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교육부로부터 사업계획이 다소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기존 5개년 계획서 외에 2025년도에만 한정된 구체적인 실행계획 보완서를 제출했습니다. 예를 들어, “통합을 2026년까지 완료하겠다”라는 식의 모호한 표현을 “2025년 11월까지 완료하겠다”처럼 일정과 방향을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했습니다. 그 외에도 글로벌 연구중심대학 및 BBCM(바이오, 이차전지,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분야) 전략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추가로 작성했습니다. 요컨대, 큰 틀에서의 사업 방향 자체에는 변화가 없으며, 사업계획을 좀 더 구체화해 작성했습니다.
Q. D등급을 받은 이유 중 하나로 유사 학과 간 통폐합 문제 해결 지연을 지적하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 학과별 통폐합은 꾸준히 진행 중이나, 일부 학과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아직 조정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현재에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하기에 통폐합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Q. 교통대와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새롭게 나타난 문제가 있나요?
최근에는 각 학교의 캠퍼스 위치에 따른 공동화 우려, 캠퍼스 간 이해관계 차이에서 비롯된 구성원 간 갈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충주 지역에서는 청주로의 기능 이전에 대해 민감한 반응도 있어, 원활한 통합을 위해 더 많은 양측간의 합의와 소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통합에 관한 학생들의 궁금증을 묻는다.
기자는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생들이 통합과 관련해 궁금해하는 것들을 취합해 우리 학교 글로컬대학추진단 통합추진부와 사업추진부 관계자에게 직접 질의했다.
Q. 새 정부 출범으로 ‘글로컬30 사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달라진 점이 있나요?
▷통합추진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글로컬30 사업 추진 기조의 큰 틀은 유지되고 있으나,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변화에 따라 세부적인 조정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재정 지원 방식이나 우선순위 선정 기준 등에서 정책적 방향이 일부 수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컬30 사업이 지역 중심 특성화와 글로벌 인재 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만큼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르지 않아 오히려 정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은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합니다.
Q. 만일 여러 이유로 교통대와의 통합이 무산될 경우, 다른 방식으로 글로컬30 사업에 참여하실 계획이 있나요?
▶사업추진부 단독으로 글로컬30 사업을 진행하는 건 어렵습니다. 애초 글로컬30 사업 신청 자체가 교통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진행한 것이라 통합이 무산됐다고 다른 학교로 통합 대상 변경이나 단독 참여는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 사업 지정 자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통합추진부 현재로선 교통대와의 통합 추진이 가장 현실적이고 경쟁력 있는 방안입니다. 양교가 가진 교육 및 연구 인프라, 지역 산업 네트워크 등을 결합하면 충청권을 대표하는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에 교통대와의 지속적인 소통 및 협력을 통해 글로컬30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킬 겁니다.
Q. 충주 지역의 일부 단체가 ‘충북대학교’라는 교명 사용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설득할 계획인가요? 그리고 교명 유지는 확정인가요?
▷통합추진부 통합 대학의 교명은 2024년 11월, 양 대학에서 각각 두 개씩의 교명 후보를 제출하고, 교수.학생.직원을 대상으로 공동 투표를 해 최종 결정됐습니다. 그 결과 ‘충북대학교’가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으며, 이 이름으로 교육부에 공식 제출까지 완료했습니다. 충주나 의왕 지역의 일부 단체가 교명 사용에 이견을 보이는 건 알고 있지만, ‘충북대학교’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거점국립대로서, 교육·연구·산학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이미 구축된 상표 가치와 공신력이 있습니다. 민감한 문제지만, 투표로 결정된 교명을 번복할 계획은 없으며,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도출된 결과인 만큼 교육부와의 협의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입니다.
Q. 통합 이후 학생들의 졸업장은 어떤 이름으로 발급되나요?
▷통합추진부 교육부의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 제6조에 따르면, 통합 이전에 입학한 재학생은 입학 당시 대학의 학칙에 따라 졸업하게 됩니다. 따라서 2027년 3월 통합대학이 공식 출범하기 이전에 입학한 학생은 기존 충북대 또는 교통대의 명칭이 졸업장에 기재됩니다. 반면, 통합대학 출범 이후 입학하는 학생부터는 모두 ‘충북대학교’라는 명칭이 졸업장에 사용됩니다. 다만, 양 대학 간 합의가 있으면, 통합 전 입학생도 통합대학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있는데, 이 경우에는 교육의 질적 담보 방안을 마련하고 학칙에 명문화해야 합니다.
Q. 현재 학생들은 통합 관련 정보를 거의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은 없나요?
▷통합추진부 학생들의 그러한 요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통합과 관련한 학사 구조 개편, 거버넌스 문제 등에 대해 교통대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안이 도출되면 그 내용을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입니다. 또한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정보를 상시 공개하고 있으며, 현재 총학생회를 대신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 대표들이 통합 논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통합의 정당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기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업추진부 그동안 홍보가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다만, 학생들의 의견을 바로 반영해 사업계획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대신,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불편이나 민원 사항은 수시로 반영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Q. ‘RISE 사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성과는 어떤가요?
▶사업추진부 RISE 사업은 글로컬30과 함께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주도의 사업으로 글로컬30 사업과 별개로 교육부에 신청 및 승인을 받는 사업입니다. 현재 우리 학교는 ‘충북형 RISE’라는 이름으로 1·2차 년도 기준 약 2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 초기 단계라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기엔 한계가 있지만, 현재 다른 부서에서 사업단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지난 2024년 7월 10일 홈페이지에 게재된 유사 중복학과 통합 1차 안이 현재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통합추진부 2027년 3월 통합대학 출범 시점을 기준으로, 양교 간 협의를 통해 어문 계열 3개 학과, 공학계열 5개 학과가 통합 대상으로 결정된 상태입니다. 이는 1차 안에서 제시한 틀과 유사하며, 큰 방향성에서 변경은 없습니다. 다만, 추가적인 학과 통합 대상 및 방식은 아직 논의 중이며, 최종적인 특성화 방향과 지원 방안은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정비해 시행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하되, 시행 과정에서 실질적 효과를 높이는 쪽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일 교통대와의 통합이 무산되면 어떻게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글로컬사업대학추진단 관계자는 “통합이 무산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충북대와 교통대의 통합은 단순한 행정 결합을 넘어 대학의 정체성과 지역 발전이 직결된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통합과 글로컬30 사업에 대한 정보를 학교가 아닌 외부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학생들의 통합 과정에 대한 이해도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기 간담회 개최, 통합 정보 전용 웹페이지 운영,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공식 협의 체계 구축 등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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