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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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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완
계속된 비상구 추락사고, 여전히 존재하는 안전 사각지대
제 940 호    발행일 : 2019.04.15 


최근 청주시의 한 노래방 비상구에서 5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유사한 사고는 이전부터 꾸준히 발생해왔다. 이러한 사고를 막기 위해 2017년 12월 26일 <다중이용업소의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다중이용업소법)>이 개정됐다. 이는 ‘현행 <다중이용업소법 시행규칙>은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에 추락 등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나 시행규칙 개정 시행(2016. 10. 19.) 이전에 안전시설 등을 설치·변경한 업소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므로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기존 다중이용업소에도 비상구 추락 등의 방지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2016년 10월 19일 이전에 개장한 업소는 오는 12월 25일까지 비상구 추락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 이전까지는 업소 이용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청주시에서 발생한 비상구 추락사고

  지난달 22일,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한 노래방의 비상구에서 5명이 추락해 3명은 경상을 입었고 2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관계자는 “같은 회사 동료로 회식 후 찾은 노래방에서 이들 중 일부가 다퉜고 나머지는 다툼을 말렸지만, 이들의 무게를 버티고 있던 비상구의 잠금장치가 파손돼 3m의 높이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변을 당했다”라고 사건의 과정을 설명했다.
  청주시에서 발생한 비상구 추락사고에 대해 소방청 화재예방과 김학원 소방경은 “비상구는 긴급상황 발생 시에 사람들이 신속하게 안전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생명의 통로인데, 비상구의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추락사고가 발생해 매우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아직 비상구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다중이용업소는 전국에 6만 1,239개소가 있고, 그중 1,909개소가 충북에 있다. 이들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이번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세부적인 조기 설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업소를 기자가 찾아가 보니 건물 안쪽 비상구에 ‘추락 위험’, ‘평상시 출입금지’, ‘비상시에만 이용’과 같은 문구들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건물 밖에서 본 비상구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는 낭떠러지였다.
  이번 비상구 추락사고에 대해 김동주(청주시 흥덕구·24) 씨는 “통학을 위해 매일 이 길을 지나가고, 심지어 노래방 밑의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지만 비상구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한음(안양시 동안구·32) 씨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비상구에 통로 및 안전장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정은 그렇지 못하다”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번번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비상구 추락사고는 인재”라고 밝혔다.
  한편, 청주동부소방서는 지난 3일 다중이용시설 비상구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상당구지부와 간담회를 실시해 ▲비상구 추락사고 사례전파 ▲추락 방지 안전시설 설치대상 관련 규정 설명 ▲비상구 추락 방지 안전시설 조기설치 당부 ▲예방교육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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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추락사고, 이번만이 아니다

  # 2015년 6월 새벽, 경기도 안산시의 한 상가건물 4층에 있는 노래방에서 두 남성이 추락해 A 씨는 중상, B 씨는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술에 취한 A 씨가 일행이 있던 방을 잘못 찾아 B 씨와 시비가 붙었고, 비상대피공간을 찾아 도망치려던 A 씨와 그를 쫓아가던 B 씨가 비상구 문을 여는 바람에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그곳에는 어떤 안전장치와 추락방지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았고, 음주 상태였던 두 남성은 비상구 밖 10m 아래로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 2017년 4월, 춘천시의 한 노래방을 찾은 C 씨가 비상구를 화장실 통로로 착각하는 바람에 3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C 씨는 친구들과 음주 후 찾은 노래방에서 화장실을 찾던 중 통로 끝의 비상구 문을 아무 의심 없이 열었고, 아무 안전장치가 없는 비상구 밖으로 추락해 변을 당했다.

  이번 청주시에서의 추락사고 이전에도 비상구 추락사고는 전국적으로 4건이 발생해 사회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소방청은 2017년 12월에 <다중이용업소법>을 개정해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했고, 비상구에 추락 방지를 위한 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누군가가 비상구 발코니 및 부속실의 문을 열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경보음 발생 장치를 설치해야 하고, 외부로 향하는 문 앞에는 추락 위험을 알리는 문구를 부착하고, 쇠사슬 및 안전로프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 신설된 규정이다. 다만, 2016년 10월 19일 이전에 개업한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2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해 올해 12월 25일까지 안전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청주시 추락사고에서 보듯 사고가 발생한 업소들은 이 유예기간을 이유로 아직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유예기간 동안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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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 및 시민들의 생각

  청주시의 다중이용업소 업주들은 비상구 추락사고와 안전장치 설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ㄱ 노래방 업주(청주시 서원구)
  인근 노래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얼마 전 뉴스에서 접했어요. 저희 업소는 지하에 위치해 비상구 추락사고와 같은 위험은 없지만, 저도 같은 지역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주로서 완강기만 설치된 비상구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아무리 지금이 <다중이용업소법> 유예기간이라고 해도 업주로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예기간이 끝날 때쯤 울며 겨자 먹기로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말고,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빠르게 안전장치를 설치해야 비슷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ㄴ 노래방 업주(청주시 흥덕구)
  우리 업소 역시 2016년 10월 19일 이전에 개업했기에 아직 유예기간 중이에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진 ‘설마 그런 사고가 발생하겠어’라고 생각하며 안전장치 설치를 귀찮고 쓸데없는 일로만 여겼는데 청주시에서 비상구 추락사고가 발생하니 우리 업소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3층에 있는 우리 업소도 아직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비상구가 낭떠러지로 남아있는데, 손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하루빨리 설치하려고 합니다.

  비상구 추락사고에 대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D(이천시 창전동·23) 씨
  청주시에서 발생한 사고의 주요 원인이 안전장치 미설치라는 것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저는 시설과 법적인 문제 이전에 개인의 부주의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고도 개인 간의 다툼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또 비상구를 흡연 구역, 화장실로 착각해 사고가 나기도 했는데, 문을 열기 전에 문에 붙은 글씨를 제대로 봤다면 이런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네요.

  김규한(세종시 어진동·53) 씨
  유사한 형태의 비상구 추락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저는 이것이 시설물 관리 소홀, 시설물 이용자의 안전불감증 등이 복합된 후진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통한 안전장치 마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사고는 비상구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고, 모든 안전사고 예방을 제도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설물 관리자는 사고 발생 가능 장소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시설물 이용자는 스스로 안전사고 예방을 생활화하는 등의 인식전환이 동반될 때 비상구 추락사고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안전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다영(구리시 인창동·35) 씨
  비상구에서 추락해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는데<다중이용업소법>상 아무런 위법 행위가 없다는 것이 의아해요. 물론 아직 유예기간이어서 그렇겠지만 ‘애초에 법을 개정할 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고려해 우려되는 점을 보완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안전한 유예기간을 위해선

  오는 12월 25일까지의 다중이용업소 안전장치설치 유예기간의 적용을 받아 안전장치를 미설치한 다중이용업소가 충북에만 1,909개소가 있다. 그렇다면 유예기간이 끝날 때까지 업소 이용객들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일까?
  김학원 소방경은 “2017년부터 유예기간 동안의 사고 방지를 위해 표지 스티커 6만 5,000부, ‘추락 방지 안전시설 쉽게 설치하기 안내문’ 18만 부를 각각 제작.배포했으며, 지역소방본부 및 소방서에서도 관내 유예대상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설치를 독려하고 있다”며 “이번 추락사고 발생 이후 이번달 말까지 ‘전국 비상구 추락 방지 안전시설 설치 여부 긴급실태점검’을 실시 중이며, 실태점검 결과 안전취약대상으로 분류된 업소에 대해서는 긴급안전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예기간 종료 이후의 계획에 대해 “유예기간 종료 이후에도 ‘다중이용업소 소방특별조사’를 통해 미설치 대상에 대해 벌칙을 부과할 예정이고, 추락 방지 안전시설의 유지.관리가 부실한 업소에 대해서는 시정조치 명령을 통해 이를 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중이용업소 안전장치설치 유예기간을 남겨 놓고 다시 발생한 비상구 추락사고는 언제든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설마 무슨 일이 생기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안전장치설치를 미루는 업주와 경고 문구를 보고도 비상구 문을 여는 사람들에게 이번 청주시의 비상구 추락사고는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아닐까?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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