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10.19 월 17:57
사람
사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김한빈
<충북IN>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일부이자 정체성, 사투리
제 982 호    발행일 : 2024.10.07 
대학에 와서 느끼는 새로움 중 하나는 동기, 선배, 후배들이 참 다양한 지역에서 왔다는 것이다. 대부분 표준말을 사용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지만, 사투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문득문득 듣게 되는 사투리가 신기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은 무엇을 느꼈을까? 제주도에서 온 박보현(미생물학과·21), 경남 창원이 본가인 이수진(정치외교학과·24), 전남 목포 토박이 황인선(고고미술사학과·23) 학생과 사투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1.jpg
▲ 위 왼쪽부터 황인선(전남), 이수진(경남), 아래 박보현(제주) 학생이 <충북대신문> 기자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세 분은 언제부터 사투리를 사용하셨나요?

▶보현(제주)  언제부터라기 보단, 태어나 말을 배우면서 당연하게 사용했습니다.
▷수진(경남)  완전히 어릴 때는 서울을 자주 오가서 서울말과 사투리가 섞여 있었는데, 초등 고학년 때부터 사투리만 남은 것 같아요.
▶인선(전남)  저도 토박이여서, 태어나 배운 말이 사투리였어요.

Q. 본인이 쓰는 말이 사투리란 걸 언제부터 알았나요?

▶보현(제주)  초등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 같네요. 수업 시간에 제주어 소멸 위기를 배우기도 했고, 할머니가 쓰시는 제주말을 100% 이해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 차이로 알게 된 것도 있어요.
▷수진(경남)  어릴 때 서울로 훈련을 다녔는데 사투리가 심하다는 말을 들어서, ‘사투리가 표준어랑 다르긴 다르구나’라고 느꼈어요.
▶인선(전남)  미디어에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와 표준어를 비교하면서 알게 됐죠.

Q. 처음 표준어를 들었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보현(제주)  어휘의 차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수진(경남)  고등학교 때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의 말을 듣고 오글거리고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말을 예쁘게 하는구나’ 싶었어요. 저희는 동성 친구끼리도 이름으로 부르기보다 이름 두 글자 중 하나만 억양을 살려 부르거나 짓궂은 별명, 아니면 ‘야’, 또는 ‘마’라고 부르기 때문에 그 친구가 굉장히 설레는 말투를 쓴다고 생각했어요.
▶인선(전남)  초등학교 때 캠프를 가서 서울 친구들이랑 싸우면서 처음 들었는데, 서울 친구들이 욕을 했는데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Q. 가족들은 모두 같은 사투리를 쓰는지, 아니면 다른 사투리를 쓰는 분도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보현(제주)  어머니는 광주분이고 아버지는 제주분이지만, 어머니도 제주에 오래 사셔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는 건 못 봤어요.
▷수진(경남)  저는 외가가 충청도인데,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경상도에 사셔서 두 지역 사투리를 섞어 쓰세요. 그 영향인지 저는 충청도 특유의 돌려 말하기도 사용해요. 예를 들어 친구가 화장실에서 늦게 나오면 경상도 사투리로 “변기를 만들러 갔나”라고 말하죠.
▶인선(전남)  전 두 분 다 전남이 고향이신데, 부모님 친구분들과 비교하면 사투리가 심한 편은 아니세요.

Q. 평소 학교생활을 할 때도 사투리를 자주 쓰나요? 또 학교생활 중에 고향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네요.

▶보현(제주)  안 쓰죠. 그리고 제주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학교에서 제주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수진(경남)  저는 최대한 나긋나긋하게 말하려 노력하는데, 억양 때문인지 다들 알아봐요. 저도 딱 들으면 ‘아 너도!’ 하고 느낌이 옵니다. 부산, 진해 쪽 사람을 만나면, “친구여” 하는 느낌을 받아요. 반가워요. 청주가 아무래도 말이 유하다 보니, 경상도에서 지낼 때처럼 친구를 대하면 상처받을까 봐 조심스러워서 병아리 다루듯이 말하는데, 내가 좀 더 솔직하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니까 너무 반가운 거죠.
▶인선(전남)  저도 학교에선 사투리를 쓰지 않아요. 학교에서 목포 사람을 만난 적은 없는데 여수, 순천, 광주 사람은 본 적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더 마음이 가요.

Q. 같은 도여도 사투리가 특히 심한 지역이 있고, 사용하는 사투리도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보현(제주)  관광지와 먼 촌으로 갈수록 더 심해요. 또, 연령대에 따라서도 사투리 정도가 달라요. 제주는 동부와 서부 지역에 어휘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어 ‘문어’를 동부는 ‘뭉게’라고 하고 서부는 ‘뭉그럭’이라고 합니다.
▷수진(경남)  경상도는 어딜 가도 심한 것 같아요. 경북과 경남 사투리가 다르다고 하는데, 저는 억양이 좀 다르다 정도만 체감했어요. 경북은 말이 이어지는 느낌이고, 경남은 더 짧고 강하게 발음하는 것 같아요.
▶인선(전남)  제 생각엔 광주가 정말 심하고, 군 단위 지역도 유난히 방언이 강하더라고요.

Q. 표준어로는 절대! 구사할 수 없는, 사투리로만 그 느낌을 담아낼 수 있는 어휘와 다른 지역 사람은 잘 알아듣지 못한 사투리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보현(제주)  ‘그래?’라는 의미의 ‘기?’는 제주말로만 느낌을 담을 수 있어요. 그리고 대학 와서 피구할 때 제가 ‘데껴’라는 하니까 친구들이 무슨 말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데껴’는 ‘던져’라는 뜻입니다.
▷수진(경남)  부모님이 자주 하시는데 ‘이 문디 가스나’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그리고 경상도말은 보통은 빨리 말해서 못 알아듣는 것 같은데, 우리만 쓰는 표현도 있긴 해요. ‘백날천날’, ‘맨날천날’인데 보통 경기를 보며 ‘요즘 후반에 백날천날 지고 있다’는 식으로 사용해요. ‘우리하다’도 있는데 이건 ‘관절 쪽 고통이 퍼진다’는 의미로 유사어로는 ‘아리다’가 있어요. 이건 사람들이 미디어의 영향으로 잘못 알고 있는 표현인데, 콧소리 섞인 ‘오빠야’입니다. 사실 연인끼리도 그렇게는 안 쓰고 실제로는 좀 더 강하게 방점을 찍듯이 쓰는 호칭입니다.
▶인선(전남)  젊은 사람은 잘 안 쓰지만 ‘허벌나게’라는 표현은 대체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까치발을 사투리로 ‘꼿발’이라 하는데 대부분 못 알아들어요. 또 ‘홍삼게임’할 때 저희는 ‘너, 너’라고 하는데, 경상도 친구들은 ‘니, 니’라고 해서 싸움 아닌 싸움을 한 적도 있어요.

Q. 사투리로 오해가 생기거나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있나요?

▶보현(제주)  오해를 살 뻔한 어휘가 있어요. ‘요망지다’로 ‘야무지다’라는 의미인데, 다들 ‘요망하다’라고 오해하더라고요.
▷수진(경남)  저희는 대체로 무섭게 듣는 사람이 많아요. 친구들끼리 말할 때도 ‘아 뭐래~’라고 말하면 억양 때문인지 ‘시비를 거는 건가?’ 혹은 ‘내 말이 잘못됐나?’ 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또 친구가 늦을 때 ‘언제까지 오는데?’라고 묻는 것도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건데 오해를 받았고요. 질문할 때 끝을 올리면 오해를 덜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말끝 음을 올려 질문하는 게 아니라 지르는 느낌으로 끝이 나서 오해를 받는 것 같았거든요.
▶인선(전남)  ‘힘들고 지친다’라는 의미로 ‘뻗치다’라고 하는데 ‘빡친다’라는 뜻으로 듣고 화났냐고 오해를 받았어요. 전라도 쪽도 말소리가 크고 빨라서 오해를 잘 받는 것 같아요. 심지어 고향 친구랑 전화할 때 자연스러운 속도와 억양이었는데 주위에서 “왜 싸워? 흥분하지 마”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요.

Q. 드라마나 영화에서 배우들이 쓰는 사투리가 여러분 고향에서 쓰는 실제 사투리와 어느 정도 유사한가요?

▶보현(제주)  <우리들의 블루스>에 제주 사투리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지금 사용하는 사투리보다 좀 더 과한 느낌이었어요.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사투리 느낌. 고두심 배우는 고향이 제주라 똑같았는데 다른 배우들은 좀 달랐어요.
▷수진(경남)  경상도 사투리는 진짜 많이 나오는데 잘못된 게 많아요. 얼마 전 방영된 <내 남편과 결혼해 줘>에서는 세게 말하면 다인 줄 아는 느낌이랄까. 악센트만 신경 쓰다 보니 높낮이가 엄청 어색하고 실제와 전혀 비슷하지 않아요. 반면 <범죄와의 전쟁>, <친구>, <신세계> 같은 작품은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했어요. 그런데 누아르 장르에 경상도 사투리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다른 지역 친구들이 좀 거칠고 과장된 말투로 사투리를 따라 해요. 우리가 평상시 쓰는 말투긴 하지만 누아르식으로 살벌하게 말하진 않거든요.
▶인선(전남)  개인적으로 전라도 사투리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본 게 거의 없어서 모르겠어요. 다만 생각나는 건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는 정말 똑같았어요.

Q. 요즘은 사투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현(제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지역은 물론 국가 간 이동도 빈번하고, 일상에서 영어를 많이 섞어 써 우리말조차 보존하기 어려운데 사투리가 잘 보존되겠어요?
▷수진(경남)  사투리만의 친근한 느낌이 있는데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요.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획일적인 기준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디어에 등장하는 아나운서는 왜 표준어만 써야 하죠. 대한민국에 서울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인선(전남)  확실히 요즘 젊은 세대는 사투리를 많이 쓰지 않아요. 그래도 다른 의미로 사투리를 사용하고 공유한다고 생각해요. 인스타그램에 ‘전라도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라며 전라도 사투리를 알려주는 분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저는 또 다른 표현들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의미로 저는 사투리가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수진(경남)  다른 표현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말에 공감되네요. 제 본가는 바닷가인데 아직 일제의 잔재가 언어로 남아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들은 확실히 옅어지고 다른 표현들이 자리 잡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사투리란?

▶보현(제주)  저의 일부입니다. 너무 당연한.
▷수진(경남)  대체될 수 없는 것이요. 고쳐지지도 않고, 표준어를 쓰면 사투리로 말하는 것처럼 맛이 나지 않아요.
▶인선(전남)  정체성이요. 처음 보는 사람도 같은 사투리를 쓴다는 사실만으로 친근감이 생기거든요.


김한빈 기자
kimmanb@chungbuk.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두 학기 연속 예산 ‘0%’ 교지편집위원회,...
대의원 선출 방식 바꾼 총학생회칙 개정안, ...
도서관 사물함 운영 총학생회로 이관, 신청.배...
충북대·교통대 통합 협상 중단, 인사평가·학...
심리학과 학생들, ‘심리 상담 공통업무화’ ...
사람 More
숫자 너머의 도시를 읽다, 청주시정연구원 김규혁
<충북IN> 학생생활관 식당에서의 한 끼, 그 너머의 이야...
90분 경기마다 345분을 더 뛰는 사람, 충북청주FC 문...
<충북IN> “방학 때 뭐 했어?” 각자의 방식으로 채운 ...
지역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옥천 FM 두 청년 PD
<충북IN> 내 취향이 곧 나의 ‘추구미’ 유행 속에 나만...
<사람이슈> 춤으로 자연을 그리는 안무가 조재혁
<충북IN> 하루가 아닌, 매일의 이야기
<사람이슈>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시빅해커 ...
<충북IN> 무심천 벚꽃길을 걷다가 처음 손을 잡았어요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