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휴대폰 할부부터 학자금 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신용을 담보로 수많은 빚을 지며 생활한다. 하지만 이 ‘신용’을 지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가 느는 추세다. 이들을 위해 신용회복위원회는 개인의 채무조정과 경제적 회생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며 올바른 신용관리 문화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학교 선배인 신용회복위원회 청주지부 이새라(러시아언어문화학과 卒·11) 심사역을 만나 신용회복위원회에 대해 들어봤다.
신용회복위원회란?
신용회복위원회는 2002년도 금융채무 불이행자 문제 해결을 위한 금융회사 간 신용복지지원 협약에 따라 자율협의체로 처음 출범했다. 이후 2003년 공익적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전환됐으며, 2016년에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채무조정 기관으로 재출범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크게 ▲경영혁신본부 ▲채무조정본부 ▲자활본부 ▲고객본부로 조직이 구성돼 있고, 전국 각지에 지부를 두어 지역민의 편의를 돕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채무조정 ▲맞춤 대출 지원 ▲신용 관리교육 ▲취업 지원 ▲서민금융 지역협의체를 통한 복지연계 ▲중소기업인의 재기 지원을 위한 신용회복 및 재창업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과다한 채무로 고통받는 서민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심사역은 어떤 일을 할까?
신용회복위원회 직원들은 담당 업무에 따라 크게 ‘조사역’과 ‘심사역’으로 나뉜다. 조사역은 본부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신용과 관련된 여러 제도를 연구해 개선하는 업무를 한다. 심사역은 지부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채무자와 상담을 진행한 뒤, 실제 채무를 조정하고 심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새라 심사역은 “방문하는 고객들의 채무를 파악해 상황에 적합한 재무 조정 제도를 안내하고, 장기간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외에도 고객들의 상황에 따라 개인회생 및 파산이 필요한 분들께 지원제도를 안내하며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신 분을 대상으로 저금리 소액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업무를 설명했다.
업무를 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묻는 기자에게 그는 “20대 후반 미취업청년 신청인을 상담했던 일이다. 당시 신청인은 외벌이인 아버지의 급작스런 암 투병으로 병원비를 대고자 대부업체를 이용했고, 그 빚은 삼천만 원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버지의 병환은 회복됐지만, 빚에 대한 부담감이 신청인을 괴롭혀 자살 충동을 느낄 만큼 심각한 상태였다. 그래서 상담을 통해 원금을 감면받고 채무를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돕고, 정신건강센터에서 우울증 상담을 연결해주면서 취업지원을 연계 요청해 지금은 자존감이 많이 회복된 상태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상담했던 분들이 채무조정이 확정돼서 정상적으로 잘 상환하는 것을 보는 것만큼 뿌듯한 순간이 없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롭게 살고 싶다며 눈물 흘리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매일 하는 내 업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또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심사역이 되기까지
채무조정 및 소액대출, 개인회생 및 파산까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심사역에게는 몇 가지 자질이 필요하다. 먼저 업무 규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수시로 바뀌는 업무 관련 정보와 제도를 숙지하는 학습력이다. 심사역이 채무조정 규정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다면 정확한 상담을 진행할 수 없으므로 학습력은 심사역의 자질 중 필수 요소다. 책임감과 사명감도 중요하다. 채무조정 결과가 신청인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책임감과 사명감 없이 업무를 처리하면 누군가를 돌이킬 수 없는 불행으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의사소통 능력이다. 심사역은 신청인과 직접 대면상담을 해야 하기에 신청인의 말을 잘 들어 이해하고, 신청인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신청인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습력,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이 있다면 당신도 신용회복위원회의 심사역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자질만 있다고 입사가 허락되지는 않는다. 이새란 심사역이 말하는 신용회복위원회 입사 비결을 들어보자.
“신용회복위원회에 입사한 2019년 당시 채용과정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1차면접 ▲2차 면접 총 4단계였는데,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 먼저 서류전형을 위한 자기소개서 준비는 엑셀 파일에 경험을 키워드로 정리해서 작성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각 공기업의 인재상이나 비전, 미션, NCS 직무요건을 연결되게 정리해놓고, 각 항목에 맞는 주요 내용을 정리한 다음 STAR의 구조, 즉 ▲Situation(상황) ▲Task(담당업무) ▲Action(고민과 행동) ▲Result(결과) 순으로 작성했다. 또한, 주변 친구들 외에도 해당 직군에서 실제로 근무 중인 선배는 물론 취업지원본부에서 지원하는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 등 다양한 방면으로 첨삭을 받으면서 내가 생각치 못했던 부분들을 보완해나간 것도 서류전형 통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필기시험은 전공 시험과 금융 및 시사 논술로 이뤄졌다. 나는 전공 시험으로 경영, 경제, 법 객관식을 봤다. 원래는 경영 단일전공으로 준비했지만, 입사 준비 중에 갑작스럽게 통합으로 바뀌면서 경제와 법이 중요해져서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공부했다. 출제 형식이 객관식이기 때문에 거시경제와 미시경제는 중요한 부분만 출제되겠다 싶어 이에 맞춰 공부했고, 경영은 CPA 1차 수준 정도로만, 법은 공사.공단 관련 법 책을 한 권 정해서 민사와 상법 개념을 잡고 부족한 부분은 개념 강의만 빠르게 학습했다. 반면, 논술은 꾸준히 조금씩 준비하는 게 좋다. 그래서 매일 아침 신문 사설 1개를 선택해서 각 문단의 키워드 중심으로 주제를 파악하여 소주제 및 대주제를 정리했다. 이외에도 논술 스터디를 통해 금융위원회 관련 이슈, 국내외 경제 상황, 신용회복위원회 관련 이슈 등을 키워드로 관련 내용을 작성하는 연습을 했다”
“마지막으로 면접은 1차는 토론과 상황면접, 2차는 임원면접으로 이뤄져 있다. 면접을 준비할 때도 자소서를 썼던 것과 똑같이 자연스럽게 직무와 회사를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학교 취업지원본부나 면접 컨설팅 업체에서 컨설팅을 받아 면접하는 장면을 녹화 또는 녹음을 하며 피드백을 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새라 심사역은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왜 이 직무를 하고 싶은지, 왜 이 회사여야만 하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입사했다가, 입사 이후 직장생활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친구를 많이 봤습니다. ‘빨리 취업해야지’라는 조급함보다는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길 바랍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자신을 속이지 않고 임계점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에 합격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유연희 기자
yyh212@chungb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