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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5.03.10 월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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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진
케이팝, 왜 자꾸 위기라는 걸까?
제 978 호    발행일 : 2024.03.11 
빌보드는 지난해 6월 국내 멜론 차트 반영을 시작으로 11월 시상식에서 케이팝 부문을 신설, 올해 1월엔 빌보드 코리아 공식 출시까지 연달아 발표했다. 이와 같은 발표는 케이팝 아이돌의 세계적인 영향력과 성장세가 대단함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에도 위기론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케이팝, 그저 잘 나가는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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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팔루자에서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공연.                                      (출처: 투모로우바리투게더X계정)

  케이팝에 위기론이라니 어쩌면 매우 황당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다. 모든 공연업계가 얼어붙었던 코로나19 때도 걱정과 달리 발 빠른 온라인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유례없는 세계적 사랑을 받는 BTS의 군 복무 공백 기간에 불거졌던 케이팝 위기론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뉴진스, 르세라핌 등의 4세대 아이돌들의 약진으로 타파해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만 해도 뉴진스와 스트레이키즈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헤드라이너로서 시카고 롤라팔루자에서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무리했고, 써클차트에서 밝힌 2023년 10월까지의 음반 판매량도 전년 대비 64.1% 증가해 지표상으로도 대단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럼에도 HYBE 엔터의 수장 방시혁 의장(이하 방 의장)은 지난해 11월 tvN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출연해 JYP 엔터의 수장 박진영 피디와 함께 케이팝 위기론을 언급하며 걱정을 내비쳤다.
  실제로 그들의 위기론에 힘을 보태듯 SM, YG, JYP, HYBE 등 대형 연예 기획사의 주가가 작년 여름부터 지속적인 하락을 겪고 있다. 계속해서 들리는 높은 음반 판매량과 각 아이돌의 승전고를 생각해 보면 이상한 상황이다. 추락하지 않을 것 같은 케이팝의 고공행진에도 도리어 연예 기획사는 추락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왜 벌어지는 것일까?

팬이란 이름의 부담스러운 무게

  방 의장은 유퀴즈에서 “케이팝 팬덤은 그 어떤 팬덤보다 강한 몰입과 소비를 보인다”라고 전제한 후 이제는 케이팝의 팬 중심 산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팝 팬덤의 강한 몰입과 소비가 케이팝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팬덤으로 인해 새로운 소비층이 케이팝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케이팝 팬덤은 높은 결속력과 폐쇄성을 지닌다. 국제 e-비즈니스학회에서 발행한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 사례 연구>는 케이팝 아이돌과 팬 사이 소통 어플인 위버스가 각 아티스트마다 커뮤니티를 나누고 또 그 커뮤니티 내에서도 ‘진짜 팬’을 위한 멤버십 배지를 따로 판매함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팬덤과 외부를 구분 짓고 소통하게 해 그들의 결속력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월에 시작된 JYP의 팬즈도 마찬가지다. 팬즈는 정해진 기간 내에 팬클럽 회원 가입을 구매한 사람에게만 팬덤명 배지를 주었고 팬클럽 가입자의 글만 볼 수 있는 only 기능을 추가해 팬덤의 결속력과 폐쇄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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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커뮤니티 내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

  이러한 팬덤의 특성은 강점이 되는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케이팝 팬덤은 높은 결속력을 통해 수많은 투표 참여와 음원 스밍(스트리밍) 총공 등을 서로 고무한다. 모 아티스트의 커뮤니티에선 스밍 인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만 약 278,000개나 올라와 있기도 했다. 이렇듯 케이팝 팬들은 자신들의 시간과 열정을 해당 아티스트에게 쏟는데 그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아티스트의 수상을 위한 투표도 무료가 아니며 콘서트나 무대를 보기 위해서는 약 17~20만 원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원하는 굿즈 상품이나 무대를 보러 가기 위해 다량의 앨범을 구매해야 하는 일도 있다. 모 보이그룹의 팬인 ㅊ(부산·20) 씨는 “가장 최근 컴백 때 사용한 비용만 40만 원대다. 굿즈도 고르고 골라서 샀고 음방(음악 방송) 무대랑 팬 사인회처럼 굵직한 활동을 다 포기한 나도 이 정도인데, 다른 팬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지 감도 안 잡힌다”라며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밝혔다. 다른 보이그룹의 팬 ㅂ(경기·19) 씨도 “솔직히 판매 가격 중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많다. 콘서트 티켓값은 대관료도 오르지 않았는데 20만 원 가까이 올랐고 작은 키링 하나를 사려면 2만 원부터 시작한다. 아무리 브랜드값이란 게 붙는다고 해도 너무 가파르게 값이 오른다”라고 토로했다.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소통하기 위해 케이팝 팬들은 많은 시간, 노력, 돈을 사용한다. 이것은 케이팝 아티스트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케이팝을 팬으로서 즐기기 꺼려지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충성심 높은 팬 중심의 사업이 결국엔 역설적으로 케이팝이라는 시장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억 소리 나는 음반 판매, 비교 되는 음원 성적

  팬덤의 활약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음반 판매량이다. 써클차트에서 발표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케이팝 음반의 누적 판매량은 1억 1,600만 장이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실물 음반으로 음악을 청취하던 시대를 뛰어넘는 수치이다. 세븐틴은 ‘음악의 신’ 앨범을 통해 넘지 못할 것 같던 초동 500만 장을 뚫었고, 스트레이키즈는 음반과 EP(싱글 음반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앨범의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 200 차트에 4번 연속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에도 많은 케이팝 아티스트가 팬들의 지지 하에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매우 대단하고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저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다. 바로 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팬이 같은 앨범을 다량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예 기획사는 팬들의 다량 구매를 유인하기 위해 음반 하나당 수십 개의 랜덤형 상품을 삽입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팬 사인회나 팬 미팅의 당첨 확률을 음반 구매량만큼 높여 중복 구매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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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다 보니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음반 판매량은 늘어나는 데에 반해, 규모가 커지는 스트리밍 부분에서는 음반만큼의 화력이나 성적을 거두질 못하고 있다. 음반 다량 구매는 금전적 여유만 있다면 쉽고 빠르게 수치를 올릴 수 있어 일명 ‘뻥튀기’가 가능하지만, 음원 스트리밍은 금전적 여유와 관계없이 시간을 투자해 꾸준히 화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소수 팬의 노력만으로는 한계를 보인다. 심지어 스트리밍으로 인정되는 조건도 까다로워 대중의 인정을 받아 모두가 즐기는 음악이 되지 않고서야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앞서 음반 판매량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던 세븐틴과 스트레이키즈의 음반 및 음원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음원 실적이 음반의 절반 혹은 그보다 한참 아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스트레이키즈의 락 음원이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 90위에 오르자 <뉴욕 타임즈>는 “빌보드200 1위를 네 번이나 했음에도 빌보드100 차트엔 오르지 못했던 독특한 커리어”라는 수식을 그들에게 사용한 바 있다. 유독 케이팝이 음반에 강하고 음원에 약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앞으로의 시장 추이를 생각할 때 긍정적으로 해석하긴 힘들다. 써클차트 음반 판매 부문 1위부터 10위의 스트리밍 순위를 확인해 보면 음반과 음원 순위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물론 두 부문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 곡도 있지만, 음반 1~10위 곡 중 스트리밍 순위 200위 내에 들지 못한 곡이 대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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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차트음반 및 음원 순위(X표시는 200위권 밖 순위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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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아이돌 음반 구매의 이유가 굿즈 수집 52.7%, 이벤트 응모 25.4%인 것을 보면 음반 구매자 대부분이 팬임을 알 수 있다. 50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올렸던 세븐틴의 팬덤 규모는 대략 35만~40만 명 사이, 스트레이키즈는 대략 18만~2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 음반 구매자의 절대다수가 해당 아티스트의 팬임을 고려하면 팬덤의 규모 대비 음반 판매량이 이상할 정도로 많음을 알 수 있다. 높은 수치의 케이팝 음반 판매량의 뒤엔 소수 팬의 반복, 다량 구매가 존재함을 짐작할 수 있다.

  “라이트 팬덤도 많이 붙을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라는 방 의장의 말처럼 현재 케이팝 위기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모두 대중과의 공감 부족에서 비롯된다. 노래를 듣고 흥미가 생겼지만, 팬 활동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케이팝 구조는 팬들과 팬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음을 음원과 음반 차트를 분석하며 느낄 수 있었다. 만일 케이팝이 계속 이대로 전진한다면 언젠간 ‘그들만의 리그’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를 이야기할 때 어떤 작품을, 배우를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게 어렵지 않은 것처럼 케이팝이라는 한 문화에도 어떠한 곡과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응원하기에 큰 부담이 없는 보다 너그러운 팬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케이팝이 이러한 위기론을 딛고 전 세계에 위상을 드높이는 문화로 남길 기대한다.

이수진 기자
100456ssu@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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