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두바이 초콜릿’이 하나의 디저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바삭한 카다이프와 쫀득한 식감, 진한 다크 카카오의 풍미가 결합된 이색 조합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단순히 해외 간식을 맛보는 차원을 넘어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콘텐츠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기자는 이번 열풍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두바이 먹어보기’에 나섰다.
쫀득한 점성과 파편의 충돌, 두쫀쿠

두바이 초코 열풍의 중심에는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가 있다. 청주의 디저트 성지로 불리는 ‘오잇오잇’에서 개당 6,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그마저도 1인당 딱 2개로 구매 수량이 제한될 만큼 그 위상은 독보적이다. 겉보기에는 견고한 초콜릿 볼 형태지만 힘을 주어 베어 무는 순간 마시멜로 베이스의 반죽이 마치 치즈처럼 길게 늘어지며 압도적인 점성을 드러낸다. 눅진하게 감겨오는 반죽 사이로 잘게 부서진 카다이프 알갱이들이 쉴 새 없이 와작거리며 터지는데 이 이질적인 두 식감의 충돌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피스타치오의 묵직한 고소함이 늘어지는 반죽 속에 촘촘히 박혀 단맛의 중심을 잡고, 겉면의 얇은 초콜릿이 파편처럼 부서지며 풍미를 더한다. 1인당 단 2개만 허락되는 이 작은 초콜릿은 카다이프의 곡물향과 카카오의 쌉싸름함이 마지막까지 균형 있게 받쳐주며 왜 이토록 치열한 ‘오픈런’을 부르는지 그 이유를 말해줬다.
차가움 속에 겹쳐진 단맛, 두바이 빙수
최근 설빙에서 선보인 ‘두바이 설빙’은 두바이 초코 유행의 핵심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메뉴다. 빙수 맨 위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초코 시럽이 뿌려져 있고, 그 아래로 카카오 파우더가 우유 얼음을 다 덮고 있다.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토핑이 올라가 있고 가장 중요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는 그릇 바깥쪽에 뿌려져 있다. 그릇 안쪽으로도 초콜릿 소스가 발라져 있어 달콤함과 고소함을 다 잡은 빙수다. 고소한 피스타치오와 묵직한 초콜릿 소스가 어우러져 한층 깊은 풍미를 준다. 특히 파도 파도 나오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토핑은 빙수 한입에 바삭한 식감을 더해줘 재밌는 질감을 만들어 낸다. 먹을수록 우유 얼음이 서서히 녹아내리며 만드는 농도 변화도 백미다. 초반의 빙수가 폭신한 우유 얼음 위로 꾸덕한 초콜릿 소스가 겉도는 형태라면, 중반부에 접어들며 얼음 입자 사이사이로 녹아든 소스는 마치 진득한 초코 가나슈나 쉐이크 같은 질감으로 변한다. 이때 바닥에 깔린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까지 합세하면, 단순히 물처럼 녹는 것이 아니라 점성이 느껴지는 묵직한 크림 타입으로 변모하며 입안을 빈틈없이 코팅한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싱겁지 않고, 녹은 얼음조차 피스타치오 향이 가득한 고급 초코 우유를 마시는 듯한 완성도 높은 뒷맛을 남긴다. 기존 설빙 메뉴가 부드러운 우유 얼음을 중심으로 했다면 두바이 설빙은 보다 진하고 묵직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한 ‘초코 빙수’가 아니라 최근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시도였다.

두바이로 변주한 요아정과 음료들
유행 음식과 유행 음식이 만나 새로운 흥행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바로 두바이 요아정이다. 요아정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 프렌차이즈로 현재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취향에 맞는 토핑을 올려 먹는 디저트의 대명사가 되었다. 상큼한 과일 토핑이 주력이었던 요아정과 두바이 초코를 결합한 두바이 요아정은 고소함과 쌉싸름함을 동시에 살린다. 견과류의 기름진 맛이 초콜릿과 겹치며 맛의 깊이를 만든다.
음료에도 변주가 이어졌다. 스타벅스의 ‘아이스 두바이 초콜릿 모카’가 에스프레소 샷과 피스타치오의 조화로 세련된 풍미를 제안한다면, 더벤티의 ‘두바이 초콜릿 쉐이크’는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과 꾸덕한 피스타치오 페이스트를 아낌없이 담아 원재료의 맛을 가장 직관적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컴포즈커피의 ‘크런키 피스타치오 초코’는 풍성한 크런키 토핑으로 씹는 재미를 극대화하며 가성비와 맛을 동시에 잡았다.
낯선 재료와의 첫 만남, 주방에서 두쫀쿠를 만들자
두쫀쿠 만들기의 시작은 재료 준비다. 재료는 마시멜로우,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버터, 카카오 파우더, 화이트 초콜릿, 그리고 카다이프다. 평소 베이킹과 거리가 멀었던 기자에게 카다이프는 특히 생소했다. 온라인 주문으로 받은 카다이프 봉지를 열자 가느다란 실타래처럼 얽힌 결이 모습을 드러냈다. 손으로 집어 보니 예상보다 훨씬 가볍고 건조했다. 살짝만 힘을 줘도 부서질 것 같았다. 주방 한쪽에 재료를 줄 세워 놓고 하나씩 확인했다. 카카오 파우더는 체에 내려 고운 가루로 준비했고, 마시멜로는 미리 550g을 계량해 접시에 담았다. 넓은 팬과 내열 볼, 주걱까지 꺼내놓으니 작은 주방이 순식간에 베이킹 공간으로 바뀌었다. 설렘과 긴장이 동시에 올라왔다.
1. 고소함의 출발, 버터에 카다이프 볶기
가장 먼저 팬에 버터를 올렸다. 약불에 녹인 버터의 은은한 향이 주방에 퍼지는 가운데, 카다이프를 올리자 생각보다 큰 양에 계량 실수일까 덜컥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주걱으로 천천히 저으며 볶기 시작하자 그 불안은 조금씩 잦아들었다. 문제는 ‘어디까지 볶아야 하는가’였다. 탈것 같은 불안함과 덜 익었을 것 같은 의구심 사이에서 갈등하며 불 조절을 수없이 반복했다. 시간이 흐르자 카다이프의 색이 고르게 변하고 결이 바삭하게 살아나는 게 눈에 보였다. 그제야 불을 끄니, 팬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이 주방을 가득 채웠다.

2. 볶은 카다이프에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섞기
볶은 카다이프를 볼로 옮긴 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넣었다. 진한 초록색의 스프레드가 실처럼 엉킨 카다이프 사이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처음에는 서로 따로 노는 듯 보였지만 주걱으로 섞기 시작하자 점점 하나로 어우러졌다. 그런데 섞을수록 점성이 생기며 무게가 확연히 달라졌다. 가볍게 움직이던 주걱이 점점 묵직해졌고 손목이 뻐근해질 만큼 힘을 주어야 했다. 그만큼 피스타치오 향도 짙어졌다. 주방 공기가 다시 한번 고소하게 바뀌었다. 순간적으로 ‘이 정도면 그냥 먹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다.

3. 쫀득함의 핵심, 마시멜로 녹이기
다음 단계는 마시멜로다. 남은 버터와 함께 팬에 올려 약불에서 천천히 녹이기 시작했다. 하얗던 덩어리는 점점 투명해지며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생각보다 빠르게 녹아서 불 조절이 쉽지 않았다. 잠시 한눈을 팔자 가장자리 부분이 과하게 녹아 끈적해졌다. 급히 불을 줄이고 재빨리 저어가며 농도를 맞췄다. 주걱을 들어 올리자 쫀득하게 늘어나는 저항감이 느껴졌다. 바로 이 점성이 두쫀쿠 특유의 식감을 만든다. 다만 아직은 뜨거워 녹인 마시멜로를 잠시 그릇에 옮겨 식히며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

4. 카카오 파우더 넣고 섞기
체 쳐둔 카카오 파우더를 마시멜로에 넣으니 반죽 색이 한층 깊어졌다.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섞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퍽퍽해 보여 ‘혹시 잘못된 건 아닐까’하는 불안이 스쳤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계속 저어가자 점점 표면이 매끈해졌다. 농도가 너무 되직하면 굳어버리고 묽으면 형태가 잡히지 않는다고 들었기에 몇 번이나 점도를 확인했다. 주걱으로 들어 올렸을 때 반죽이 천천히 떨어지는 정도가 적당했다. 그 순간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5. 소분하고 피에 감싸기, 그리고 완성!
마지막으로 완성된 반죽을 원하는 크기로 일정하게 나눴다. 최대한 모양을 맞추려 애썼지만 크기는 조금씩 달랐다. 개의치 않고 소분한 반죽을 피에 감싸 둥글게 빚었다. 명절날 만두를 빚는 것과 비슷한 동작이지만, 끈적거리는 마시멜로를 다루는 일은 훨씬 까다로웠다. 손바닥 위에서 굴리며 모양을 다듬고, 겉면이 매끄럽게 정리되자 비로소 내가 알던 ‘두쫀쿠’의 모습이다. 이제 잠시 기다릴 시간이다. 두쫀쿠가 조금 더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지나 형태가 안정되면 드디어 먹음직스러운 두쫀쿠가 완성된다.

두바이 초코 열풍은 단순히 이국적인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카다이프의 고소함, 마시멜로의 점성, 다크 초콜릿의 깊은 풍미가 만드는 다층적 식감이 한몫한다. 무엇보다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반복되는 저어내기와 섞기, 형태를 잡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약간의 실수에도 완성된 두쫀쿠의 모습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잘못 만들어진 두쫀쿠를 보면 웃음이 나오고, 그만큼 잘 만든 두쫀쿠가 나오면 대단하다는 칭찬이 따른다. 직접 맛보고 만들어본 결과는 분명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단순히 달콤한 유행이 아니라, 경험을 동반한 디저트 트렌드다. 달콤함은 쉽게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을 지나 완성된 한 입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조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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