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돈인 세상, 그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영화 <인 타임>은 그런 세상을 그리고 있다. 25세가 되면 몸의 노화는 멈추지만 팔에 이식된 시계가 작동한다. 시계가 작동하면 시간이 0이 되지 않게 계속 채워야 죽지않는다. 시간을 계속 채운다면 영원한 삶도 가능하다.
주인공 윌이 사는 동네는 가난한 자들이 사는 동네이다. 그들은 열심히 시간을 벌어 간신히 하루를 연명한다. 어느 날 윌은 술집에서 10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해밀턴을 만나게 된다. 그는 윌에게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하는 추악한 진실을 알려준다. 결국 가난한 자의 시간은 상류층을 위해 사용되는 배터리였다.
현실에서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언제 숨이 끊길지 모르기 때문에 가진 돈과 상관없이 매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 또한 시간은 돈으로도 살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몸의 노화와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그러나 영화 <인타임>에는 시간이 곧돈이고, 돈이 곧 시간이다. 영화 속에서 가난한 사람은 공장에서 일을 하고 하루를 연명할 정도의 시간을 받는다. 일을 못해 시간을 벌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시간을 나눠주기를 기다리거나, 혹은 빼앗고, 혹은 죽어야만 한다. 물론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먹을 것을 살때도 시간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시간이 많은 부자들은 생산적인 일에 종사하지 않고 유흥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속 사회는 시간의 빈부에 따라 거주지역을 달리하고 통행을 제한하기 때문에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의 삶을 알지 못한다. 가난한 자들은 언제 자신의 시간이 바닥나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가난한 자들은 시간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이 생산한 것들을 소비하며 영생을 누린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체제는 가난한 자에게는 재앙이고 부자에게는 축복일까? 윌이 상류층의 도시에서 만난 실비아는 이런 말을 한다. “부자들에게도 가난한 자들에게도 이 시스템은 잘못됐어요. 가난하면 죽고 부자면 헛살죠. 바보짓만 안 하면 영원히 사는 것. 무섭지 않아요? 이건 사는 게 아니죠.” 즉, 부자들의 영원한 삶은 시간을 가치없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느낀다. 내 옆의 사랑하는 사람과 언젠가 이별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함께 있는 시간이 귀하고, 더 사랑할 수 있다. 지금보는 멋진 풍경도 영원히 그 모습이 아니란 것을 알기 때문에 계절마다 그 순간을 즐긴다. 그래서 영원한 삶은 결코 축복이 아니다. 해밀턴도 실비아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Don’t waste my time’이라는 말을 남기고 5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윌에게 준 후 자신은 죽어버린다.
영화의 막바지에 윌과 실비아는 아주 많은 시간을 채울 수 있었지만 하루치인 24시간만을 채운다. 어쩌면 시간이 한정돼 있어야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값진 하루를 살아낼 수 있기에 그들은 24시간만을 채운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