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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인터넷 '밈'의 매력에 빠지다

제 981 호 발행일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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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해피캣’과 2024년의 ‘잘자요 아가씨’의 열풍,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밈’이다. 현재, Z세대는 자신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감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인터넷 밈을 필수적인 도구로 삼고 있다. 이들은 밈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Z세대와 밈, 어떤 연결고리가 있으며 Z세대가 밈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Z세대의 밈 트렌드

  Z세대는 X세대의 자녀 세대로 디지털 네이티브, 즉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이다.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한다. Z세대는 TV.컴퓨터보다 스마트폰, 텍스트보다 이미지.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며 인터넷과 SNS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런 Z세대는 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재미와 공감대를 만든다. 나아가 밈을 현재의 문화와 사회 현상에 비춰보고, 이를 재생산.공유하며 서로 간의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동안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한 밈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무야호’다. ‘무야호’는 2021년에 유행했던 밈으로, 많은 패러디를 만들었다. 2010년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최규재 씨는 “무한도전을 본 적이 있나요?”라는 출연진의 질문에 “저희는 자주 보죠”라고 답변하며 무한도전의 공식 구호인 ‘무한도전’ 대신 ‘무야호’를 외쳤다. 신나는 상황에서 의미 없이 외친 ‘무야호’를 들은 사람들은 ‘무야호’를 사용한 재미 중심의 밈을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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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는 ‘알빠임?’이다. ‘알빠임?’은 2022년 유행했던 밈으로, 시작은 한 트위터 사용자였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16강 진출을 위해선 국제축구연맹(FIFA) 9위인 포르투갈팀을 이겨야 했다. 그 가능성이 작다 보니 모두가 패배를 예상했는데, 한 트위터 사용자가 ‘포르투갈 이기면 되는 거 아님?’이라는 글을 작성했고, 포르투갈이 우승 후보라는 답글이 달리자, 그는 ‘알빠임?’이란 대댓글을 남겼다. 처음 ‘포르투갈이 강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뜻으로 사용한 ‘알빠임?’은 이후 밈으로 퍼지며 ‘상관없다’, ‘(그래도) 해보겠다’는 의미로 사용되면 유행했다.
  세 번째는 ‘원영적 사고’이다. 2024년 유행했던 밈으로, 걸그룹 IVE의 멤버 장원영 씨가 만들었다. ‘원영적 사고’는 부정적인 것들조차 긍정적 결과에 이르는 과정 혹은 원인으로 받아들이는 초긍정적 사고이다. 게임에서 꼴찌를 하더라도 “괜찮아. 뒤에선 내가 1등이잖아!”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원영적 사고는 “럭키비키잖아”라는 말까지 유행시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밈, 그게 뭔데 이렇게 인기가 많아?

  밈은 오늘날 Z세대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이들은 이미지, 문자, 동영상 등의 형태로 밈을 만들어내고 온라인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한다. 밈은 단순한 유머나 재밋거리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공적인 쟁점이나 사회적 참여를 지향한다.
  그렇다면 ‘밈’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밈(meme)’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출간한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된 학술 용어로,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다. 밈은 문화적 유전자로서 한 문화에서 사람들 사이에 전파되는 아이디어, 행위나 관행 등을 지칭한다. 저서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밈을 ‘인간의 유전자처럼 자기복제를 하는 특징을 지니며, 대를 이어서 전해져 오는 사상이나 종교, 이념으로 정의함과 동시에 구전을 통해 재생산되는 모든 문화적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즉 밈을 문화적 전파의 한 형태이자 사람들이 사회적 기억과 문화적 사고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본 것이다.
  밈은 2010년대에 이르러 온라인상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설명하는 용어로도 쓰였다. 흔히 밈을 재밌는 영상이나 유행어로 생각하는데, 밈은 누군가가 열정과 에너지를 다해 만든 특정 결과물을 모두 함께 즐기며 얻는 ‘재미’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의 밈을 정의하자면 ‘재미를 중요하게 여기고, 공감을 나누는 세대와 기술의 발달이 만난 놀이 문화’이다. SNS에서 비슷한 소재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즐기고 이러한 현상에 일조했다는 희열을 즐기는 것, 그 자체가 밈이다. 그렇기에 밈이 형성되는 일정한 규칙은 없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여러 유행어와 짤 중 어느 것이 사람들을 자극해 밈이 될지 예측하긴 어렵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밈은 단기간에 급속도로 퍼져 유행을 이끈다는 것이다. 밈은 점점 다양한 곳에 사용되며 사회 문제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대중 집합 행동의 한 유형이 됐다. 현재 밈 이용자들은 문화의 수동적 소비자에서 적극적인 생산자로 변화하고 있다. 밈에는 SNS에서 실험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엄청난 창의성과 사고가 반영돼 있다.

밈을 통한 Z세대 취향저격

  Z세대에게 밈은 공감이다. 공감은 특정 대상, 상황을 이해하거나 감정적으로 동일한 상태를 의미한다.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이해하면 마음을 여는 것처럼 밈을 보고 대상이나 상황을 이해하고 호감을 느껴 공감하게 되면 주변 사람에게 전송한다.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주현영이 맡은 ‘인턴기자’는 공감을 기반으로 밈이 된 대표적 사례다. 주현영의 인턴기자는 기사를 보도하는 도중 긴장해서 당황한 반응을 보인다. Z세대는 인턴기자처럼 많이 실수하는 사회 초년생의 상황에 공감하며 인턴기자를 밈으로 만들었다.
  밈의 인기는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지자체나 기업의 밈을 활용한 홍보는 Z세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이다. 경남 양산시는 영화 <The X-Files>에서 유래한 ‘Never trust anybody’(아무도 믿지 마라)라는 밈을 활용한 홍보영상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영상은 사다리 위에 오른 한 여성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너무 무서워요”라고 말하자 아래에 있는 남성이 “나를 믿니? 뛰어들어!”라고 설득한다. 이후 여성은 뒤로 뛰어내리지만 남성은 외면한다. 여성의 비명을 뒤로하고 남성은 “아무나 믿어서는 안 됩니다. 믿을 수 있는 취업 정보, 양산 일자리센터 워크넷”이라고 말하며 영상이 끝난다. 영상은 공개한 지 3주 만에 조회수 800만을 넘기고 “중독성이 넘친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수수수수퍼노바’ 밈을 활용한 양산시 원동면 ‘깡냉이 축제’ 홍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수수수퍼노바’ 밈은 주로 ‘수’로 끝나는 말 뒤에 붙이여 사용한다. 예를 들어, “물 좀 가져다주실 수수수수퍼노바”와 같이 사용한다. 또는 아무 말 뒤에 정말 뜬금없이 붙이기도 한다. 양산시는 해당 밈을 활용해 옥수수를 들고 춤을 추는 장면과 노래가 잘 어우러지는 ‘옥수수 수퍼노바’ 영상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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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은 가수 비의 ‘깡’ 밈을 새우깡 마케팅이 활용해 Z세대를 사로잡았다. ‘깡’은 비가 2017년에 낸 ‘MY LIFE愛’의 타이틀곡인데, 당시 ‘난해하다’, ‘시대착오적’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2019년 11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유튜버 ‘호박전시현’이 과장된 스타일링으로 비의 ‘깡’ 춤을 추는 ‘1일 1깡 여고생의 깡(Rain-Gang) cover’ 영상이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깡은 하나의 밈으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이에 농심은 비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여 ‘깡’ 밈을 활용한 ‘새우깡’ 광고를 제작했는데, 2020년 5월 새우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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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밈을 만들 수 있다.

  밈은 누구나, 어떤 내용으로도 만들 수 있다. 기자는 직접 밈을 만들어 주변인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밈 제작의 접근성과 그 효과를 직접 경험해봤다.
우선 밈을 만들 수 있는 사이트는 매우 다양한데, 기자는 ‘ILOVEIMG’라는 사이트를 활용해 밈을 제작했다. 이 사이트는 외국에서 유행했던 밈부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여러 밈 템플릿을 제공하고, 접근성이 좋아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밈을 만들 수 있다.
기자가 선택한 밈 템플릿은 ‘Two Buttons’였다. 이 밈은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사진으로, 대학생이 월요일 공강과 금요일 공강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밈 제작 과정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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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밈 제작 및 완성 과정.

① ‘ILOVEIMG’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밈 템플릿 중에서 원하는 
것을 하나 고른다.
② 선택한 템플릿에 어울리는 말풍선 또는 텍스트를 삽입한다.
③ 추가로 들어갈 효과나 필터를 선택해 밈을 더욱 매력적으로 
꾸민다.

  너무나 간단한 과정으로 하나의 밈이 완성됐다. 완성한 밈을 주변인들에게 공유한 결과, 반응은 예상보다 흥미롭고 다양했다. “당연히 금 공강이 맞지 않나?”, “솔직히 월 공강이긴 해”라며 자기 생각을 말하기고 하고, “이걸 어떻게 만들었어?”라고 질문하며 신기해하는 반응, “다음에는 다른 주제로 만들어주라”라는 요청까지 있었다. 트렌드를 이끌고 싶다면, 나만의 밈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 재미있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를 나누고, 창의성을 발휘하며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Z세대는 밈을 통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밈은 Z세대의 삶 속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사회적 변화를 만들 것이다. 밈을 통한 소통과 공유문화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Z세대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산으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


구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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